조류력 발전장치 개발 및 대규모 조류력 발전사업을 위한 제언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민 계 식
1. 조류력 발전의 개요 및 사업의 필요성
기존의 화석에너지 자원은 점차 고갈되어갈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인류는 고갈되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재생에너지(clean renewable energy) 개발을 위하여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청정재생에너지로는 인류 태초부터 이용하던 수력에너지(hydro-energy)를 비롯하여 태양에너지(solar energy), 풍력에너지(wind energy), 조류력에너지(current energy), 조력에너지(tidal energy), 지열에너지(geo-thermal energy) 등이 있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꿈이라고 하여 현재 국제협력 연구 중에 있는 핵융합에너지(fusion energy)를 들 수 있다.
지구에 대한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해수면은 거의 규칙적으로 상하 운동을 반복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조석현상(tidal phenomenon)이라고 하며, 조석현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해수면의 상하 운동은 조수간만의 차를 발생하기도 하고 바닷물의 수평적인 흐름(해류, 또는 조류)을 가져오기도 한다.
조류에너지(조류력)는 조석 작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바닷물의 수평적 흐름, 즉 조류의 운동에너지에 의한 대표적인 해양에너지로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만조 때 물을 저장하여 두었다가 간조 때 낙차를 이용하는 조력에너지(tidal energy)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세계 곳곳에는 상당히 빠른 해류가 발생하는 곳이 많이 있고 우리나라 서⦁남해안에도 10놋트 이상의 고속 조류지역이 있는바 빠른 조류가 발생하는 수로에 수차를 설치하고 수차가 발생하는 동력으로 발전기를 구동하여 대규모의 발전을 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조류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방식을 “조류력 발전”이라고 한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우리나라 서⦁남해안 일대 조류속도 조사자료에 의하면(“해양에너지 실용화 기술개발(II)”, 2002년)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남 진도대교 부근 울돌목을 비롯하여 진도 서남부인 장죽수도, 거차수도, 맹골수도와 해남 남단 황간수도에 원자력 발전소 5기 이상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풍부한 조류력에너지 자원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속 조류해역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대규모 조류력 발전에 양호한 자연조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조사와 소규모 시험이 이루어졌을 뿐 실제 조류력 발전장치를 운영한 바 없으므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조류력 발전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조류력 발전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 조류력에너지는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존재하는 무한청정에너지이므로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가 영원히 무상으로 공급된다.
- 조류력 발전은 지구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므로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에도 기여하게 된다.
- 댐을 건설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며, 필요에 따라 쉽게 발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 조류력 발전은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과 달리 날씨 변화에 관계없이 정확한 발전시간의 예측과 함께 안정적인 발전량을 확보할 수 있다.
- 오늘날 세계적으로 조류력 발전시스템에 대하여 내세울 만한 실적이 없고 기술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음을 감안할 때 대규모 조류력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실적을 보유함으로써 국내의 청정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량 확보에도 기여하는 한편 세계시장(Global Market)을 선점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하게 된다.
2. 반지형(Ring-Type) 쌍수차 방식 조류력 발전장치
물의 흐름을 이용한 발전장치에서는 아래 그림의 좌측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임펠러(impeller) 식 수차에 의하여 회전력을 발생시키고 발전기를 구동함으로써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조류력 발전의 경우 수중 부유체가 수차날개에 부딪혔을 때, 특히 날개 끝단(tip)에 부딪혔을 때 수차가 손상을 입기 쉬우며 또한 수차날개 끝단에서 와류가 발생하여 효율도 저하되고 진동과 소음의 문제점도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아래 그림의 우측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수차를 반지(Ring)와 같은 원으로 둘러싸 수차를 보호하고 와류와 진동 문제도 제거하며 효율을 증가시키는 반지형(Ring-type) 수차를 개발하였다(발명특허).
기존 수차
반지형(Ring-Type) 수차(발명특허)
또한,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처럼 일정 시간마다 조류의 방향이 바뀌는 곳에서는 수차의 앞면이 조류가 오는 쪽을 향하도록 방향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부유체의 경우에도 방향을 바꾸기가 대단히 어려우며 고정 구조물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므로 조류방향의 변화 시 특별한 조치 없이도 원활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쌍수차 발전장치”를 개발하였다(발명특허). 발전기는 회전부의 회전수가 높아야 효율이 증가하므로 실제 발전장치의 경우 수차와 발전기 사이에 증속 치차(step-up gear)를 설치함으로써 발전기 회전부의 회전수를 증가시키고 효율을 증대시키도록 한다. 아래 그림은 “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기본 개념과 기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기본 개념과 발전효율 향상을 위한 기본 구성도
3. 반지형 쌍수차 발전장치의 실증시험
먼저“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신뢰성 있는 성능 확인을 위하여 심수 예인수조(deep-water towing tank)에서 모형시험, 즉 성능시험을 수행하였다. 예인수조의 예인전차(towing carriage)에 발전장치를 고정시키고 여러 가지 속도에 대하여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면서 쌍수차의 회전수(rpm), 토오크(torque), 그리고 출력(power)을 계측하여 설계성능을 확인하였다.
성능 확인을 위한 모형시험이 끝난 후 우리나라 남단에 있는 진도와 육지 사이의 울돌목(명량) 해협에서 실증시험을 하였다. 울돌목(명량) 해협은 접근이 쉽고 수심이 깊지 않아 실증장치를 설치하기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하루에 두 번씩 서로 반대 방향으로 10놋트가 넘는 빠른 해류가 흐르고 있어서 이름도 울돌목(명량)이라고 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전선으로 330척의 왜선을 물리친 유서 깊은 곳이다. 따라서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실증시험을 위해서는 이상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실증시험을 위한 첫 단계로 진도수산협동조합과 진도군청, 그리고 전라남도 도청을 방문하여 사업의 내역을 설명하고 인허가를 받았으며 실증시험 위치를 다음 그림에서 볼수있는 바와 같이 결정하였다. 실증위치를 최고 조류속도가 발생하는 해협의 중앙에서 벗어나 진도 쪽 육지에 가깝게 결정한 것은 진도수산협동조합의 요청 때문이었다. 조류력 발전장치의 발전량은 조류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하는데 이렇게 되면 조류의 속도가 떨어져 발전량이 감소하게 되겠지만 이 정도로 어민들의 협조를 받은 것도 다행이었다.
조류력 발전 실증시험 위치
실증시험을 위한 인허가 업무와 위치선정이 끝난 후 실증시험을 위한 전체적인 개념을 정립하는 한편 초속 6.0m/sec의 조류속도에서 500kW급 발전 용량을 갖는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세부설계를 하였으며 수차직경을 4.0m로 결정하였다. 아래 그림은 500kW급 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실증시험에 대한 전체적인 설치개념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는고정식 해양구조물(잭업형 플랫폼)에 설치하였다.
500kW급 반지형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의 실증시험에 대한 전체적인 설치 개념
다음 그림은 실증위치에서 실제로 측정한 조류속도와 발전량을 보여주고 있다. 흑색은 1초 간격으로 측정한 조류속도를, 그리고 적색은 역시 1초 간격으로 측정한 발전량을 보여주고 있다. 실증시험을 하고 있을 때 해협의 중앙부근에서는 최고 유속이 6m/sec를 상회하였으나 실증시험 위치에서의 최고 유속은 3.0m/sec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경우 추정발전량은 약 62kW였으나 실제로는 100kW 이상의 발전량이 계측되었다. 발전량은 조류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이러한 계측결과로 미루어볼 때 조류속도가 6.0m/sec이었다면 실제 발전량은 800kW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6m/sec의 조류속도에서 500kW 이상의 발전이 되도록 설계하였는데 실제로는 800kW 이상의 발전이 되리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1초 간격으로 계측한 실증위치에서의 순간 유속과 발전량
4. 대규모 조류력 발전사업 추진방안
우리나라는 서⦁남해안 일대에 대규모 전력생산이 가능한 풍부한 조류력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나 서⦁남해안 일대의 조류속도와 조류방향을 다시 정밀 측정하여 대규모 조류력 발전단지로서의 대상 해역을 선정하여야 한다. 아래 그림은 울돌목에서의 대략적인 발전단지 조성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대교 부근(울돌목)에서의 대략적인 조류력 발전단지 조성 위치
조류력 발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단번에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하기보다는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쌍수차 조류력 발전장치 3쌍이나 4쌍을 한 조(set)로 하는 모듈(module)을 구성하고 모듈 단위로 제작하여 설치한 후 시험운영해보면서 결과에 따라 모듈을 추가로 연결설치함으로써 단지의 규모, 즉 발전량을 증가시켜 나가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반지형 쌍수차식 조류력 발전장치 3쌍으로 구성된 모듈 개념도
5. 결 론
지금까지 대표적인 해양청정재생에너지인 조류력에너지에 의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조류력발전시스템에 대하여 논의를 하였다. 조류력 발전을 위한 고유모델이 개발되었으며, 실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실증시험도 완료하였다. 현재 더 우수한 수차설계 기술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 서⦁남해안 일대의 풍부한 조류력에너지에 의하여 대용량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울돌목의 경우 해협의 최소폭이 약 350m, 수심이 20m 정도 되므로 수차 직경이 12m인 3쌍의 쌍수차발전장치로 이루어진 발전모듈을 최대 조류속도가 발생하는 해협의 중앙을 따라 폭으로 2열(약 100m), 길이 방향으로 20개(약 600m) 설치한다면 총 수차수는 120개가 되고 조류속도 6.0m/sec일 때 800MW 이상의 대용량 전력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장죽수도, 거차수도, 맹골수도, 황간수도의 최대 조류속도는 울돌목보다 조금 느리나 수심은 40m 이상 되고 해역이 넓으므로 수차 직경이 20m 되는 대형 조류력 발전모듈을 설치함으로써 각각 500MW~800MW 이상의 발전량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철저한 경제성 분석과 함께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발전단지를 전력생산과 함께 해상공원화하여 관광단지로 개발함으로써 지역경제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